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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김상돈, 노재운, 최승훈 + 박선민 그룹전

카운터타임

일시 2017.10.12 - 2017.11.12
장소
갤러리 2, 갤러리 3, 렉처룸
작가
김상돈, 노재운, 최승훈 + 박선민

전시소개

카운터타임

<카운터타임> 전시는 소장품이 전시될 때 작동하는 시간성의 차원에 주목한다. 일반적으로 미술생태계의 자기 보존을 위해 전시에 수반되는 시간은 철저히 선형적으로 프로그래밍되고 엔트로피 법칙대로 비가역적이다. 노동력과 자본을 관리하기 위해 시간을 구조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컬렉션된 작가의 삶과 그의 작업 세계에 내재하는 시간은 미술관의 관료적 제도에 의해 행정적으로 관리되고 미술 시장에 의해 효율적으로 관리된다. 작가의 삶의 기록(biography)이 전시 경력으로 대체되고 작품의 역사는 출품된 전시 목록과 소장처의 이력과 동일시된다. 전시 내러티브에서 작가가 겪어온 작업 맥락이나 흐름은 무시되고 해당 작품의 현재적 가치만 강조된다. <카운터타임>은 미술관의 소장품을 ‘상징적’으로 작가에게 되돌려주는, 작가의 시각 주권을 회복시킴으로써 작가가 주인이 되는 전시를 의도한다. 이런 전시를 위해 작가가 주도하는 작품 해석의 기본은 소장품을 가두어 두고 있는 폐쇄회로 속의 선형적 시간의 실타래를 되감거나 풀어 헤쳐서 시간을 유희하게 만드는 일이다.

작가

김상돈 사진, 조각, 비디오와 퍼포먼스 등의 여러 매체를 활용하는 김상돈은 작가 자신이 처한 현실(in situ)을 창작의 원동력으로 삼는다. 그는 한국의 사회, 정치, 경제 현실이 우리의 삶에 던지는 회피할 수 없는 질문들을 몸으로 헤쳐 가며 자신의 미술 실천을 통한 탐구를 지속해왔다. 작가는 이런 탐구 여정을 통해 서구 미술의 한계와 성취를 참고하되 ‘한국적인 미술’을 위한 방법론 찾기와 사유의 실험을 게을리 하지 않는 보기 드문 작가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 그가 세계에 대해 취하는 태도는 의사 혹은 더 나아가 주술사의 그것과 매우 가깝다. 그러나 이 작가는 타자가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이나 육체의 질병에 대해 약을 처방하거나 수술을 하는 대신 타자 내부에서 자가 치유와 자기 복원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그의 이런 예술적 태도는 서구의 근대적 사유를 지탱하는 이분법적 대립항들 –성과 속, 일상과 비일상, 감각하는 주체와 사물, 자연과 문화, 현실과 환상, 내재성과 초월, 비장함과 코믹함 그리고 합리적 이성과 주술적 모방 –의 경계를 뛰어 넘는다. 노재운 웹아트와 조각, 설치미술, 회화 등을 매체로 작업하는 노재운은 인터넷을 통해 영화가 복제되고 빠른 속도로 유통되는, 디지털 매체 환경의 변화에 따른 이미지 생산과 수용의 조건에 대해 성찰한다. 환영을 만들어내는 영화관의 제도적 구속을 탈피하여 작가 자신이 구축한 웹사이트(vimalaki.net)에서 익명의 대중들은 자유롭게 이미지를 소비한다. 인터넷 상에서 접근이 가능한 영화, 다큐, 뉴스 등에서 수집한 이미지들을 재조합, 재편집한 그의 영화는 기술적으로, 예술적으로 능숙한 ‘완전 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완전하다. 그러나 그의 불완전한 영화는 관객과 저자의 구분을 흐리게 하며 예술과 삶, 환영과 현실이 통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보이기도 한다. 최승훈+박선민 사진, 비디오, 설치미술 그리고 출판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이 작가 그룹은 구성원 개인 각자의 개성과 양자의 상호관계 자체를 자신들의 작업 주제 가운데 하나로 설정하며 작품을 발표해왔다. 2014년을 기점으로 두 작가는 각자 개별적인 작업을 선보이며 각자의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들의 작업은 일반적으로 본다는 행위 자체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보여지는 대상과 인지되는 대상 간의 관계, 시각적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사물에 대한 상이한 지각 방식의 차이, 지각과 언어 독해의 관계, 식물과 같은 유기적 기호에 의해 구축된 언어적 표현의 독해 가능성 그리고 이미지와 텍스트 사이의 긴장 관계 등이 그간의 작품들로부터 추출할 수 있는 탐구의 목록들이다. 이들에 따르면 본다는 행위에 의거한 사물에 대한 이해와 세계의 해석은 우연적이고, 즉흥적이고, 비결정적이라는 것이다. 들뢰즈 식으로 표현하자면, “만남의 우연성이 사유된 것의 필연성을 보증한다”(들뢰즈, 프루스트와 기호들)로 번안될 수 있을 것이다.

상세정보

장소 갤러리 2, 갤러리 3, 렉처룸
작가 김상돈, 노재운, 최승훈 + 박선민
일시 2017.10.12 - 2017.11.12
주최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문의 02-6929-4471
티켓구매안내 성인 5,000원
청소년(만8세~만18세) 4,000원
우대(65세 이상, 장애인)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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