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K ㅣ 2017 PLAP 최우수작 송주호 작가 인터뷰
ⓒ 송주호 〈하얗게 질리기 전에〉, Performing arts, Scenography, 70min, 2018 (남산예술센터), 사진: 작가 제공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플랫폼엘의 인터뷰 시리즈〈L-INK〉
플랫폼엘과 오랫동안 함께해 온 작가들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지속적인 연결을 희망하는 의미를 담은 인터뷰 시리즈〈L-INK〉입니다. 플랫폼엘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작가들의 예술적 여정을 조명합니다. 이를 통해, 과거 플랫폼엘에서 전시와 공연, 프로젝트를 함께했던 작가들의 근황을 공유하며, 앞으로도 플랫폼엘과의 창작적 교류가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플랫폼엘과 함께한 순간을 돌아보고, 현재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플랫폼엘과 어떤 방식으로 또다시 연결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합니다. 단순한 인터뷰를 넘어, 예술과 공간, 사람을 잇는 대화의 장이 되길 기대합니다.
2017 PLAP 최우수 선정작〈퍼포먼스 연대기〉송주호 작가
인터뷰 시리즈의 첫 번째 대화는 《2017 Platform-L Live Arts Program (PLAP)》 최우수 선정작 〈퍼포먼스 연대기〉를 연출한 송주호 작가입니다.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는 탈 장르적이고 새로운 다원적 성격의 예술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2017년부터 현재까지 9년째, 다원예술 기획 공모 《PLAP》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퍼포먼스 연대기〉는 플랫폼엘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2017 PLAP》의 최우수 선정작으로, 단순히 역사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퍼포먼스(performance of history)’를 보여주는 시도였습니다. 역사 속에서 퍼포먼스 미술이 어떻게 변형되고 확장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며, 기존의 장르적 경계를 넘어서려 했습니다. 이를 통해 관객들이 역사적 시간과 퍼포먼스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17 PLAP 최우수 선정작〈퍼포먼스 연대기〉
▪️기간: 2017.11.24.(금) – 11.26.(일)
▪️장소: 플랫폼엘 플랫폼 라이브(B2)
2017 PLAP 최우수 선정작 후속작〈언 강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
▪️기간: 2019.01.25.(금) – 01.27.(일)
▪️장소: 플랫폼엘 플랫폼 라이브(B2)
▶ 플랫폼엘 아카이브〈언 강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보러가기
Q1. 《2017 PLAP》 이후 송주호 작가님의 작품 활동이 궁금합니다.
2017 PLAP 최우수 선정작 〈퍼포먼스 연대기〉와 후속작 〈언 강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을 플랫폼엘의 지원으로 발표하는 사이, 2018년부터 공연 제작을 위한 프로덕션 ‘디오라마비방씨어터’를 시작하며 연출가와 시노그래퍼로 활동했습니다. 또한, 개인 작가로서 다양한 그룹전에 참여하며 인천아트플랫폼과 교토아트센터의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활동했습니다.
현재는 금천예술공장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선정되어 다양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 예정이며, 오는 11월에 신작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 송주호 〈퍼포먼스 연대기〉, Performing arts, Scenography, 120min, 2017 (플랫폼엘)
Q2. 《2017 PLAP》 최우수 선정작과 그 이듬해 선보이신 후속작, 그리고 그 이후의 작업에 연결성이 있을까요?
저는 연출과 시노그래피를 병행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발표 공간은 단순히 무대 셋업을 위한 '빈 공간'이 아니라 주제와 연출을 좌우할 정도로 선행되는 개념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작품 주제와 연출 방향을 먼저 정하고 그에 따른 시노그래피의 콘셉트를 설정하지만, 저의 경우는 역순으로 진행합니다. 실제 발표 공간의 특징과 분위기에 맞춰 주제와 연출, 시노그래피를 사후에 설정합니다.
2017 PLAP 최우수 선정작 〈퍼포먼스 연대기〉와 후속작 〈언 강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은 플랫폼 라이브의 공간적 특성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특히 〈언 강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의 시노그래피는 플랫폼엘이 아닌 다른 공연장에서는 불가능했을 정도로 실제 공간의 특징과 작품 콘셉트의 연동이 이상적이었습니다. 제가 1년 간격으로 서로 상이한 형식의 두 편의 공연을 만들었던 플랫폼엘은 작품의 미학적 상상도와 실제 공간과의 관계성에 관한 즐거운 고민의 시간을 가지게 해준 주요한 장소였습니다.
Q3. 《2017 PLAP》 당시 작업을 돌아보면, 지금의 시점에서는 하나의 ‘공연’이자 ‘장면’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의 공연을 다시 재연하거나, 다른 맥락에서 새롭게 재구성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저의 작품은 가변성에 기반하기 때문에 그 특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재연과 재구성의 기회는 언제나 반가운 일입니다. 특히, 오랜 시간이 지난 후의 '재연'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시도와 도전이며, 재구성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퍼포먼스의 역사와 퍼포먼스의 재현불가능성에 관한 고민과 질문으로 시작한 〈퍼포먼스 연대기〉는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듯, '연대기'라는 개념과 조건에 따른 재연과 재구성이 자연스러운 작품입니다. 후속 지원작인 〈언 강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은 플랫폼라이브의 공간적 특징을 작품의 시노그래피와 직관적으로 연동하면서 떠올린 아이디어와 콘셉트입니다. 이 작품은 플랫폼 라이브가 아닌 곳에서의 재연을 상상한 적이 없어서, 만약 재연하게 된다면 어떤 식으로 재창작이 가능할지 저 역시 궁금합니다.
ⓒ 송주호 〈언 강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 Performing arts, Scenography, 90min, 2019 (플랫폼엘)
Q4. 플랫폼엘에서 처음 진행된 《2017 PLAP》 최우수 선정작 연출가로서 ‘처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울림(의미)는 무엇인가요?
언제나 '처음'과 맞닿아 있는 실황 공연을 만드는 저에게 '처음'은 여러모로 중요한 단어입니다. 공연의 실황이란 항상 작품을 재연하고 재현하려고 시도하지만, 늘 작품의 이상을 똑같이 반복할 수 없는 생물의 활동에 가깝습니다. 실황은 처음의 연속이며, 처음이란 실황 속에서만 재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5. 2026년에 PLAP 프로그램이 10주년을 맞습니다. 다원예술 분야에 여러 방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아온 플랫폼엘로서 무척 고무적인 일인데요. 해당 프로그램의 첫 최우수 선정 작가로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2017년에 시작한 《Platform-L Live Arts Program (PLAP)》 프로그램의 10주년을 맞이하는 처음을 함께 할 수 있던 것은 매우 뜻깊은 일입니다. 특히, 예술계 종사자가 아닌 일반 관객들에게 여전히 생소할 수 있는 다원예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오랜 시간 지속하는 것은 쉽지 않은 행보였을 텐데, 꾸준한 지원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플랫폼엘만의 흥미로운 기획과 행보가 이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