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K ㅣ 2019 PLAP 최우수작 밴드 바우어 인터뷰
ⓒ 밴드 바우어 Profile, 사진: 작가 제공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플랫폼엘의 인터뷰 시리즈〈L-INK〉
플랫폼엘과 오랫동안 함께해 온 작가들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지속적인 연결을 희망하는 의미를 담은 인터뷰 시리즈 〈L-INK〉입니다. 플랫폼엘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작가들의 예술적 여정을 조명합니다. 이를 통해, 과거 플랫폼엘에서 전시와 공연,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작가들의 근황을 공유하며, 앞으로도 플랫폼엘과의 창작 교류가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플랫폼엘과 함께 한 순간을 돌아보고, 현재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플랫폼엘과 어떤 방식으로 또 다시 연결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합니다. 단순한 인터뷰를 넘어, 예술과 공간, 사람을 잇는 대화의 장이 되길 기대합니다.
《2019 PLAP》 최우수 선정작 〈Birds Eye View〉 밴드 바우어 고요손 작가 인터뷰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는 2017년부터 다원예술 기획 공모 《플랫폼엘 라이브 아츠 프로그램 (Platform-L Live Arts Program, PLAP)》을 통해 탈장르적이고 실험적인 형식의 예술을 발굴하고 지원해오고 있습니다. 올해로 9년째를 맞이한 《PLAP》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시도들이 꾸준히 무대화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이번 인터뷰 시리즈의 주인공은 《2019 PLAP》 최우수 선정작 〈Birds Eye View〉를 선보인 밴드 바우어로, 고요손 작가님과 대표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밴드 바우어는 ‘자신의 취향으로 둥지를 짓는 바우어새’에서 이름을 따온 팀으로, ‘나를 알아가는 비행’을 작업의 중심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첫 작품인 〈Birds Eye View〉는 하늘에서의 비행을, 이어진 후속작 〈Space Birds〉는 더 확장된 공간에서의 여정을 그리며, ‘비행’과 ‘새’를 모티프로 한 연작들이 플랫폼엘에서 탄생했습니다. 특히 《2019 PLAP》 최우수 선정작인 〈Birds Eye View〉는 밴드 바우어에게 가장 뜨겁고 몰입했던 시작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밴드 바우어의 출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보고자 합니다.
2019 PLAP 최우수 선정작 〈Birds Eye View〉
▪️기간: 2019.10.15.(화) – 10.22.(화)
▪️장소: 플랫폼엘 머신룸(B3)
▶ 플랫폼엘 아카이브〈Birds Eye View〉보러가기
2019 PLAP 최우수 선정작 후속작 〈Space Birds〉
▪️기간: 2020.08.20.(목) – 08.23.(일)
▪️장소: 플랫폼엘 플랫폼 라이브(B2)
Q1. 서로 다른 분야의 분들이 모여 《2019 PLAP》에 함께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바우어’라는팀은 음악을 전공하지 않아도, 악기를 잘 다루지 못해도 무대에 서고 좋은 소리와 장면을 관객들과 공유할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 만들게 된 팀이에요. 어디서든 공연, 퍼포먼스를할 마음가짐으로 저희끼리 만나 진짜 밴드처럼 사진도 찍어보고 자주 만나 서로 소리에 대한 공부를 하며 많은 경험을 쌓고 있었죠. 그러던 중 공모가 올라온 것을 보고 처음으로 도전해본게 《플랫폼엘 라이브 아츠 프로그램》이었어요. 그렇게 저희의 경험과 순간들을 열심히 담아 작성한 지원서로 공모에 붙게 되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밴드바우어 〈Birds Eye View〉, sound art pop, performance, 2019 (플랫폼엘)
Q2. 밴드 바우어는 시각, 음악, 공간이라는 서로 다른 예술 매체의 결합을 통해 독창적인 작업을 선보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화’라는 단어는 팀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PLAP 최우수작 선정 작가님들께는 단어 하나를 제시하고, 그 단어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나 의미에 대해 여쭙고 있습니다. 3회로 진행된 《2019 PLAP》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밴드 바우어에게는, 가장 안정적인 도형 ‘삼각형’이 상징하는 ‘조화’라는 단어를 드리고자 합니다.
‘조화’는 제가 처음 팀을 구성할 때부터 신경쓰던 부분이였어요. 공연에서 연주를 하는 퍼포머가 공연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다 통제하고 핸들링하길 원했죠. 예를 들면 실시간으로 변하는 공연장 속 조명이라던가, 무대배경 같은 것들을 저희가 관객들이 보는 앞에서 직접 바꾸고 다뤄보고 싶었어요. 이런 행위들은 밴드 바우어 팀원이 그것들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을 때, 좀 더 저희가 자신있게 할 수 있을 거 같아 팀 구성을 조화롭게 짜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세 사람이 하나의 작업을 만들 때 서로의 전문성과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불균형하게 끝날 수 있는 것들을 균형적으로 맞추기 위해 많은 대화를 하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시간을 많이 가졌던거 같아요. 사실 ‘3’이라는 특정 숫자가 무언가의 균형감을 만든다기 보단 저희 셋의 노력이 균형을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두명이든 네명이든 어떻게든 균형감, 조화를 이루기 위해 같은 노력을 했을 거에요.
ⓒ 밴드바우어 〈Birds Eye View〉, sound art pop, performance, 2019 (플랫폼엘)
Q3. 《2019 PLAP》 최우수작 〈Birds Eye View〉와 후속작 〈Space Birds〉는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나요? 두 작품이 공유하는 주제나 구조적 실험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팀명인 ‘바우어’부터가 새 이름이에요. 바우어 새는 본인이 좋아하는 취향의 색으로 버려진 것들을 모아 둥지를 만들죠. 저희는 바우어를 결성할 때만 해도 지금보다 더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자기를 잘 아는 바우어 새가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잘 안다고 말할 수 없다 해도 본인의 것을 제대로 행해내는 것 자체가 부러웠죠.
그래서 앞으로 나아가고 무언가를 말하기 위해선 본인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즉 내가 누구이고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죠. 그래서 나를 알기 위한 비행이라는 컨셉을 갖고 작업을 진행했었어요. 그러다보니 계속해서 새와 비행에 관련된 작업들이 나왔고. 첫 〈Birds Eye View〉는 하늘에서 하는 비행이라면 〈Space Birds〉는 우주처럼 확장된 공간에서의 비행을 시도하며 스토리를 이어갔던 작업이었습니다.
ⓒ 밴드바우어 〈Birds Eye View〉, sound art pop, performance, 2019 (플랫폼엘)
ⓒ 밴드바우어 〈Space Birds〉, sound art pop, performance, 2020 (플랫폼엘)
Q4. 밴드 바우어의 대표작 한 편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밴드 바우어의 대표작은 사실 관객들, 지인들과도 종종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요, 〈Birds Eye View〉와 〈Space Birds〉 둘 중 하나로 갈리더라고요. 둘 다 저희에게 정말 의미있는 작업이지만 저 개인적으론 시작을 열어준, 그리고 정말 그 당시에만 할 수 있었던 〈Birds Eye View〉를 대표작으로 꼽고 싶어요. 저희의 열정과 마음이 전심으로 들어갔던 작업이거든요.
물론 모든 작업을 그렇게 대했지만 〈Birds Eye View〉는 아무것도 잘 몰랐을 때 무식할정도로 몰입했던 작업이라 다시는 그렇게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해요. 꼭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아니기도 하고요. 그냥 긍정,부정의 의미가 아닌 말 그대로 그렇게는 못할 것 같은데 그게 저희에게 참 의미있는 순간으로 남아있어요. 각자의 삶에서 중요한 원동력과 자존감의 근원이 되기도 하고요.
〈Birds Eye View〉는 여전히 저희에게 정말 찬란하고 아릿한 작업이에요.
ⓒ 밴드바우어 〈Birds Eye View〉, sound art pop, performance, 2019 (플랫폼엘)
Q5. 《2019 PLAP》 최우수작, 그리고 이듬해 선보인 후속작과 그 이후의 작업에 연결성이 있을까요?
후속작들은 플랫폼엘에서 했던 작업들에서 계속해서 연장하여 만든 작업이라 스토리적으로 꾸준한 연결성을 갖고 만든 작업들이였어요. 무언갈 찾고, 떠나고, 비행하는 내용이었죠. 그 후 서로 개인 활동에 매진하며 잠시 쉬고있는 상황이고요. 현재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는 저로선 플랫폼엘 당시 팀원들과 합을 맞추고 여러 분야의 창작가들과 함께 일한 기억들이 많은 영향으로 다가와요.
여전히 전 많은 협업을 하고, 음악을 조각과 함께 두는 시도들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밴드 바우어의 영향을 무시할 순 없는 것 같아요. 힘들지만 팀을 위해 의견을 조율하고 맞춰보는 과정이 이후 제 개인 협력 관계에 있어 능숙한 진행에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Q6. 2025년, 밴드 바우어가 다시 활동을 재개하며 앨범을 발매한다 들었습니다. 새로운 시기의 시작점에서 발표하는 앨범에는 어떤 변화나 의도가 담겨 있나요?
밴드 바우어의 신곡이 8월에 나올 예정이에요. 바우어의 음악엔 저희의 목소리와 가사가 비교적 거의 빠져있는데 앞으로 나올 바우어의 음악들엔 저희의 노래가 적극적으로 포함될 예정이에요. 그 외에는 다른 것들을 선뜻 공유 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 앞으로 나올 앨범들과 행보를 눈여겨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Q7. 2026년에 《PLAP》 프로그램이 10주년을 맞습니다. 다원예술 분야에 여러 방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아온 플랫폼엘로서 무척 고무적인 일인데요. 《2019 PLAP》 최우수 선정작가로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유의미한 기회를 작가들과 함께 나누며 재밌는 장면을 많이 만들어오신 것처럼 앞으로도 여러 공평하고 좋은 기회들을 많은 창작가들과 나누며 의미있는 기관으로서 자리매김 해주시면 기분 좋은 일이 될 것 같습니다.